청년의 용기와 노인의 지혜가 만나 새로운 길을 엽니다
우리는 청노새, 그리고 저는 2025(이공이오)
반갑습니다.
어제는 도심을 벗어나 모처럼 먼 길을 여행하고 돌아왔습니다. 가로수 나뭇가지에는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고 있었습니다. 매화가 피고, 목련화도 피었습니다. 새로운 생명이 움트는 계절입니다. 그러나 날씨는 변덕스럽습니다. 한낮에는 따스한 기운이 감돌다가도 밤이 되면 찬 기운이 엄습합니다. 따뜻함과 차가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계절의 경계에서 춘곤증으로 운전하기조차 힘이 들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부고장이 유난히 많이 날아들곤 합니다. 지인들은 "환절기라서 그렇다"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더 깊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제로섬 게임입니다. 생명조차도 자연의 이 법칙에서 예외가 될 수 없는듯 합니다.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서는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봄은 겨울의 정적을 깨고 모든 것을 일으켜 세웁니다. 그 과정에서 자연은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곳에서 에너지를 가져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에너지원이 되는 존재는 가장 취약한 생명들입니다. 노약한 생명은 스러지고, 그 자리에 새로운 생명이 자리잡게 됩니다.
봄이 잔인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봄을 희망과 생명의 계절로 여깁니다. 그러나 그 희망 뒤에는 보이지 않는 희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싱그러운 새싹이 돋아나는 만큼, 낙엽처럼 생명을 마감하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를 쉽게 잊어버립니다. 따뜻한 햇살에 기뻐하지만, 그 햇살이 비춘 그림자는 보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섭리는 냉혹하면서도 공평합니다. 모든 것이 순환하고, 어느 한쪽이 살아나면 반드시 다른 한쪽이 사라집니다. 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닙니다. 생명의 거대한 순환 속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시기입니다. 겨울은 모든 것을 멈추게 하지만, 봄은 멈춰 있던 것들을 움직이게 하며, 그 변화의 과정에서 희생을 요구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봄을 마냥 따뜻하고 기쁜 계절로만 볼 수 없습니다. 봄은 생명의 탄생과 죽음이 교차하는 계절이며, 자연의 냉혹한 원리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시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속에서 살아가며 매년 같은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봄은 왜 이렇게 잔인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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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청노새, 그리고 저는 2025(이공이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